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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지식정보

메모리가 직접 계산까지? AI 시대의 게임 체인저, PIM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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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우리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챗GPT 같은 거대 언어 모델이 등장하고 자율주행 차가 도로를 누비는 세상이 되면서, 컴퓨터가 감당해야 할 연산 속도와 효율성에 대한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죠.

그런데 컴퓨터의 성능을 높이는 데 있어 예상치 못한 '벽'이 하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아무리 똑똑한 CPU(중앙처리장치)를 가지고 있어도 데이터를 전달해 주는 메모리가 느리다면 전체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혁신적인 기술이 바로 PIM(Processing-in-Memory)입니다. 오늘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핵심으로 떠오른 PIM에 대해 아주 쉽게 풀어드릴게요.


PIM(Processing-in-Memory)이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우리가 흔히 쓰는 컴퓨터는 '폰 노이만 구조'라는 방식을 따르고 있어요. 쉽게 말해, 머리를 쓰는 'CPU(계산 담당)'와 정보를 기억하는 '메모리(저장 담당)'가 분리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기존에는 CPU가 일을 하려면 메모리에 있는 데이터를 가져와서 계산하고, 결과를 다시 메모리에 저장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했습니다. 마치 요리사(CPU)가 재료를 가지러 냉장고(메모리)까지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것과 같죠. 재료가 적을 땐 괜찮지만, AI처럼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산더미라면 어떨까요? 이동하는 시간 때문에 정작 요리(연산)가 늦어지는 '데이터 병목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PIM(Processing-in-Memory)은 바로 이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이름 그대로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Processing)'을 수행하는 기술이에요. 데이터를 멀리 있는 CPU까지 보내지 않고, 메모리 자체에서 혹은 메모리와 아주 가까운 곳에서 직접 처리해 버리는 것이죠.

"냉장고 옆에 조리대를 설치해서 재료를 꺼내자마자 손질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실 거예요. 이렇게 하면 데이터 이동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속도는 빨라지고 전력 소모는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PIM 기술 개념도(출처 삼성전자)


PIM은 어떻게 작동하나요? (폰 노이만 구조의 한계 극복)

그렇다면 메모리가 어떻게 계산까지 할 수 있는 걸까요? PIM의 핵심은 메모리 모듈 내부에 간단한 연산 유닛(Unit)을 심거나, 메모리 셀(Cell) 바로 옆에 연산 장치를 배치하는 것입니다.

기존 D램(DRAM) 기반의 PIM 방식을 예로 들어볼게요. 메모리 셀의 구조를 영리하게 활용해서, 데이터가 CPU로 이동하지 않고도 내부에서 간단한 사칙연산이나 행렬 곱셈 같은 계산을 병렬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만듭니다.

물론, PIM이 CPU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고차원적인 알고리즘을 모두 처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AI 모델 학습이나 추론 과정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단순 계산, 대량의 데이터 패턴 처리 등에 특화되어 있죠.

  • 기존 방식: 메모리 -> 버스(이동 통로) -> CPU(연산) -> 버스 -> 메모리 (이동 시간이 길다)
  • PIM 방식: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 완료 (이동 시간 삭제)

이렇게 데이터 이동 병목을 해결하면, 전체적인 시스템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됩니다. 단순히 CPU의 속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구조적인 한계를 PIM이 멋지게 보완해 주는 셈이죠.

 

폰노이만, PIM반도체 구조


PIM, 어디에 쓰이고 왜 중요할까요?

PIM 기술은 특히 데이터 접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작업에서 빛을 발합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온 인공지능(AI) 서비스들입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나 넷플릭스의 추천 시스템, 방대한 데이터를 뒤져서 답을 찾는 벡터 검색, 복잡한 관계망을 분석하는 그래프 탐색 같은 작업들이 있습니다. 이런 작업들은 데이터를 한 번에 많이 가져와서 처리해야 하는데, PIM을 사용하면 응답 지연(Latency)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PIM이 기존의 CPU나 GPU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그들이 하기 버거워하는 '메모리 중심 처리' 영역을 도와주는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합니다.

지금까지는 메모리 대역폭의 한계 때문에 구현하기 어려웠던 거대 AI 알고리즘들도 PIM 덕분에 실용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이는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 설계에 있어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엄청난 의미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PIM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죠.

추천시스템, 벡터검색, 그래프 탐색작업에 적합한 PIM


마무리하며

정리하자면, PIM(Processing-in-Memory)은 데이터가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 낭비와 시간 지연을 막기 위해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더한' 똑똑한 반도체 기술입니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폭증하는 데이터를 감당하기 위한 필수적인 진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PC, 그리고 클라우드 서버까지 PIM 기술이 적용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인 디지털 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